사진을 찍지 않으면 기억이 사라질까?나는 오랫동안 인스타그램에 일상을 기록하며 살아왔다.특별한 일이 있을 때뿐 아니라, 커피 한 잔, 노을진 하늘, 친구와의 만남, 고양이의 표정 하나까지도 사진으로 남기고, 글을 붙여 올리는 것이 나의 하루 루틴이었다.그렇게 수년 동안 수천 장의 사진이 피드 위에 쌓였고, 나 역시 ‘내 삶의 기록은 곧 인스타그램’이라는 생각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방식에 회의가 생기기 시작했다.이건 정말 ‘기억’을 남기는 방식일까, 아니면 ‘보여주기 위한 이미지’를 쌓는 일일까?사진을 찍는 이유가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개하기 위해서’ 바뀌고 있다는 걸 자각한 순간, 나는 내 삶의 카메라 버튼이 더 이상 자유롭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