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바다에서 방향을 잃다나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을 ‘문화 생활의 필수’처럼 느끼며 살았다.퇴근 후엔 무조건 넷플릭스를 켰고, 주말엔 시즌 전체를 정주행하는 일이 일상이었다.처음엔 여가의 즐거움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안 보면 뒤처질 것 같다’는 압박감, ‘요즘 핫한 작품은 일단 봐야 한다’는 강박으로 바뀌었다.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은 늘 정교했고, 내가 무엇을 좋아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다음 에피소드 자동 재생’, ‘취향 저격 콘텐츠’는 마치 휴식을 유도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집중력과 수면, 인간관계, 사고력까지 조용히 침식하고 있었다.더 심각했던 건, 콘텐츠를 많이 봐도 정작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었다.하루에 2시간 이상 화면을 봤지만, 그 시간이 끝나면..